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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 영재에 대한 인식을 바꾸다
  • 작성자 장래혁 조회 2325 등록일 2011-04-29
  • [장래혁의 브레인디자인] - <21>

    뇌, 영재에 대한 인식을 바꾸다

    잠재된 영재성 중시, 인간 두뇌능력 평가방법의 변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가 영재이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영재교육진흥법에 의거해서 교육청이나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에 선발되는 초중고교 영재들의 비중은 1%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나머지 99%는 영재성이 없는 것일까?

    영재가 평범한 이들보다 두뇌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때, 인간 두뇌능력의 평가방법 또한 많은 변화를 겪었다. 21세기 들어 인류과학의 정점이라는 뇌과학, 특히 인지과학의 발달로 인해 그 변화의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또한, 시간이 갈수록 어릴 적 영재의 판별보다 잠재된 영재성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고, 평가방식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브레인>에서는 그 변화와 흐름을 살펴본다.

    영재에 대한 정의의 다양성

    선 ‘영재’에 대한 정의는 무엇일까? 가장 다양한 방법으로 영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미국 교육부가 정의한 내용을 보면 '영재 또는 재능아란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 뛰어난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전문가에 의해 판별된 아동을 말한다. 탁월한 성취력을 달성할 수 있는 아동이란 6가지 영역 중에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영역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르렀거나 잠재적 가능성을 지닌 사람을 말한다. 그 6가지는 일반적인 지적 능력, 특수학문적성, 창의적이고 생산적 사고, 지도력, 시각 및 공연예술, 정신운동능력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영재교육의 역사가 비교적 짧고, 1999년 12월 영재교육진흥법이 통과화면서 본격화되었는데 “영재란 재능이 뛰어난 사람으로서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하기 위하여 특별한 교육을 필요로 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영재연구의 대표적 학자인 Renzulli는 '영재성은 평균 이상의 지적능력, 과제집착력, 창의성 이라는 세 가지 요인들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며, 영재성은 인성과 환경에 따라 발현되기도 하고 발현되지 않기도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영재’란 단어를 흔히 쓰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영재의 선발과 교육방법은 보편화된 기준이 없다. 또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다 교육적 환경이 틀린 상황에서 획일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애초부터 맞질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주마다 교육청마다 학교마다 영재교육방법이 매우 다양하며 비율도 1~15%까지 천차만별이다. 교육방법이 다양하니 선발방식 또한 마찬가지인 셈이다.

    인간 두뇌능력 평가는 획일화되어서는 안된다

    영재란 기본적으로 두뇌능력 혹은 지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인간의 두뇌능력에 대한 평가방법이 변화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변화의 배경에는 교육환경, 국가차원의 인적자원개발 방향, 21세기 뇌과학의 발달 등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의 두뇌능력에 대한 복잡성과 다양성이 시간이 갈수록 밝혀짐에 따라 그 기준이 단순하거나 획일화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1995년 미국심리학회 특별위원회가 펴낸 <지능: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는 ‘개인은 서로 다르다.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고, 환경에 잘 적응하고, 경험에서 배우고, 여러 가지 형태의 사고를 하고, 숙고해서 장애를 극복하는 능력이 다르다. 이런 개인차를 허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완벽하게 일관적이지도 않다. 한 개인의 지적 수행 능력은 경우에 따라, 평가 영역이나 기준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라고 되어 있다.

    하워드 가드너, IQ를 넘어 다중지능 시대를 열다

    아마 30대 이상 공립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어릴 적 IQ검사를 했던 때와 그 점수까지 기억할 것이다. 뇌에 대한 연구가 오늘날처럼 뇌의 가소성을 규명하기 이전에는 인간의 정신 능력이 고정돼 있다고 여겼고 IQ를 주어진 운명으로 받아들였지만, 1983년 하버드 대학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그의 기념비적인 저서 《마음의 틀: 다중지능(Frames of Mind: The Multiple Intelligences)》에서 일곱 가지 지능을 제시하며 IQ가 주도하는 교육현실의 프레임 자체를 바꾸었다. 음악 지능, 신체 지능, 논리수학 지능, 공간 지능, 언어 지능, 인간친화 지능, 자기성찰 지능이 그것이다 (15년 후에 자연지능을 추가해 현재는 8개로 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실존지능 추가를 고려하고 있다).

    지능에 대한 이 같은 새로운 개념은 교육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고, 점차 널리 받아들여져 오늘날에는 지적 능력이 획일적이거나 단일한 것이 아니라는 전제를 거의 상식으로 여기고 있다. 다중지능이론은 인간 두뇌능력의 다양성과 복합성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

    21세기, 인간수행력(Human Performance) 극대화 목표

    인간 두뇌능력 평가방법의 다양한 변화는 영재에 대한 인식과 교육방법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왔다. 특히 영재의 선발과 교육은 국가차원의 인적자원개발(HRD)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정부차원의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할 것이 바로 뇌과학을 중심으로 한 인지과학기술의 대두이다.

    ‘뇌’에 대한 관심은 국가 차원을 넘어서 선진 7개국 모임인 G7에서 추진하는 HFSPHuman Frontier Science Program에서도 핵심과제이며, 일본은 1997년부터 20년 계획으로 ‘브레인 사이언스 프로젝트Brain Science Project’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은 이미 1990년대에 ‘뇌의 10년’을 선언하였으며, 미국립보건원NIH에서는 1993년부터 ‘인간두뇌과제’를 지원하고 있다. 과학기술에 관한 한 세계적 강국인 이스라엘에서도 뇌연구는 국가적 사업이다.

    주목할 것은 미국과학재단(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2002년 작성한 보고서인 NSF Report(Converging Technologies for Improving Human Performance)에 따르면 “미래지향적 과학기술의 방향이 융합과학(Converging Technologies)의 추구이며, 20세기 후반의 IT기술시대는 21세기 초중반이 됨에 따라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그리고 CT(인지과학기술)이 융합된 시대로 나아간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21세기 과학기술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인간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전 생활면에서 인간수행능력(Human Performance)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에 두고 있으며, 전 인류 개개인이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또 효율적으로 발휘하기 위한 인간능력 친화적인 지적,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 두뇌능력 평가방법의 다양한 변화, 인지과학 기술의 흐름, 미래 융합과학기술이 추구하는 인간수행력의 방향성 등이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에 공헌하지 못하는 영재

    21세 들어 전 세계적으로 영재를 바라보는 인식에 뚜렷한 변화가 있는데 바로 ‘사회적 영재’에 대한 시각이다. 사실 영재에 대한 본질적 정의에도 나와 있는 부분이지만, 실제 인성과 사회공헌의식을 기존의 영재선발 및 교육에 다소간 밀려나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인성과 학습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실제 교육계의 오랜 숙제이나 국가경쟁력을 먼저 고려하는 국가차원에서는 그만큼 쉽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다. 더불어, 합리적으로 제시할 만한 인성과 학습의 상관성 연구 또한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문제도 남아 있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미리 영재들을 선발해서 향후 사회에서의 리더로 성장시키는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의 대표적인 리더로서 존경받는 안철수 KAIST 교수의 말은 귀 기울여볼 만하다.

    안철수 교수는 박경철 원장과의 릴레이 대담에서 리더십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 “리더십에는 전형이 없다. 즉, 정답도 없다. 생각이나 말이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행동이 그 사람을 나타낸다”며 리더는 “치열하게 생존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선택할 때 철학적으로 정리되고 일관성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영재교육이나 수월학습을 믿지 않는다. 문제풀이 위주 보다는 창조력 있는 인재가 중요한데, 창조력은 남들이 다 만들어 놓은 것 중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재에 대한 시각은 부모와 학교, 정부가 서로 달라야 한다. 부모 입장에선 제 자식이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서 잘살게 하는 게 목표일 수도 있겠지만, 학교와 정부는 그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며 사회적 영재상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다중지능의 창시자인 하워드 가드너 교수가 바라보는 ‘도덕성’에 대한 시각은 눈여겨볼 만하다. 하워드 교수는 “지능이 윤리적이거나 비윤리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능이란 일종의 전산적인 능력이다. 그것은 단지 그러한 능력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렸다. 넬슨 만델라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이 두 사람 다 사회 지능이 매우 높은 인물이다. 그들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밀로셰비치는 그것을 미움을 일으키고 인종 청소 같은 비윤리적인 일을 저지르는 데 썼다. 만델라는 그것으로 분리된 조국을 하나로 통합했다. 지능은 같되 쓰임새가 매우 다른 것이다. 따라서 지능 자체는 도덕적이거나 비도덕적이지 않다. 그것은 어떻게 쓰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평가했다. 결국 도덕성, 인성이라는 인간의 품성도 길러질 수 있는 것이며, 교육적 차원에서 그 사람의 의식수준을 어떻게 고양시키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장래혁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뇌칼럼니스트 cybermir@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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