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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대선은 '프레임 전쟁'이었다_Just One 제8호
  • 작성자 김진영 조회 2189 등록일 2013-01-07




  •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는 박근혜 후보 승리로 끝났다. 선거기간 동안 많은 관심을 끌면서 예상 외로 높은 75.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선이 흥미 있었던 이유는 대선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시점에서 방영된 EBS의 ’킹 메이커’란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주로 미국 선거의 양상을 다루고 있었지만, 우리 대선 결과를 미리 예측해 볼만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마케팅이 정치와 무슨 관련이 있냐고 여기는 독자도 계시리라. 허나 정치판에도 마케팅이 존재하며, 상업마케팅과 전술적 차원에선 큰 차이가 없이 활용2)되고 있다. 다만, 정치판에선 승자가 독식 구조이며 비교적 단기전으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더욱 살벌한, 극한의 마케팅 현장이다.
     ‘킹 메이커’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네거티브 전쟁, 중도파는 중간에 있지 않다, 당신들의 선거운동은 석기시대 것이다 등인데, 앞의 두 가지를 중심으로 얘기해보고자 한다3).


    네거티브 캠페인은 여전히 유효하다
      1989년 가을 전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삼양라면이‘공업용 우지(牛脂)’로 라면을 만든다는‘우지파동’사건이 났기 때문이다. 사람들 머리엔‘어떻게 공업용 기름으로 라면을 만들었지’하는 분노가 가득 찼다. 나중엔 인체에 무해하다는 법원 판결로 허위제보였음이 판명 나긴 했으나 라면시장 1위 삼양식품이 마주한 결과는 참담했다. 65%에 다다르던 시장점유율은 10%대로 떨어졌으며, 이 같은 점유율 양상은 23년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4).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혜, 문재인 두 캠프 모두 네거티브 캠페인을 하지 않겠다 선언했다. 현실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을 적절히 활용한 쪽은 박근혜 캠프였다.‘NLL 대화록 공방’이 대표적인데, 정상 간의 대화록을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상식에 정반대다5). 이에 대해문재인 캠프 측은‘아니다. 절대 없다’라고만 외쳐댔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네거티브를 싫어하며 효과도 없다고 여긴다고 회자된다. 하지만 후보를 차별적으로 인식시키고, 흥미를 끄는 네거티브에 여전히 유권자들은 반응한다. 문제는 네거티브 공격에 대한 대응이다. 문캠은‘NLL’에 대해 짧은 해명만을 한 후,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문제 있는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역공했어야 했다. 2008년 부시와의 회담 시 아프칸 파병 논의 부인과 같은 건을 말이다. 삼양식품은‘우지는 안전합니다’가 아니라‘다른 라면 회사의 팜유는 싸구려 저질 기름6)입니다’라고 중심 의제를 전환시켰어야 했다. 

    상대에게 불리한 프레임을 씌워라
      야권에도 좋은 네거티브 소재가 있긴 했었다. 바로‘이명박 대통령’이었다. 현정권 심판론이야 매번 대선 화두가 아니었던가. MB정권도 그래서 탄생했고 말이다. 
      관련하여 박근혜 캠프의 고도의 방어전술 하나가 드러나는데, 이명박 실정론에 그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이었다. 실제 세 차례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는‘이명박’이란 단어를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불리한 프레임은 무시하면서 이른바‘친노’프레임으로 문 후보를 반격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마음은 개혁과 변화의 긍정적 측면과 불안과 혼동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있는데, 후자를 자극하는 공격이 주효했던 것 같다. 이것이 표심을 결정하지 못했던 중도층을 움직이지 않았나 싶다. 즉‘문재인 당선 = (부정적) 노무현 부활’이라는 위기감을 조장했다. 또한‘친노 세력에 대한 민주당 내 비판’은 상대의 프레임 언어로 자신을 옭아매는 자충수7)를 낳기도 했다.
      김기원 방송대 교수는‘선거란 자기편을 결집시키고, 중간층을 끌어당기고, 반대편을 흐트러뜨리는 일’이라고 언급8)한 바 있다. 이 부분에서 민주당의 전략은 분명하지 않았고, 실행이 독하지도 못했다. 한 마디로 제대로 된 리더십이 없었다. 

    리더십 부재의 결과
      투표일을 며칠 앞둔 시점에 선대위 공동위원장 중 하나였던 김부겸 의원은‘문재인 하면 이거다, 그랜드 플랜이 없다’라고 토로했다9) 한다. 이미 그 때 대선은 끝이었다. 상대는 5년을 준비했지만 민주당은 그러지 못했다. 오로지 후보 한 사람만 열심히 뛴 셈이었다. 
      다음 대선에서도 네거티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중도층을 어떻게 공략하는지를 프레임 관점에서 보면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께, 특히 마케터 분들께는 꼭‘킹 메이커’방송과 동명의 책을 권하고 싶다. 승자독식의 정치판과 상업시장도 비슷해지고 있어, 윤색하여 적용해 볼 부분이 많을 것이다.

     

    1)본 리뷰에선 ‘네거티브’와 ‘중도측 공략’을 근간으로 한 프레임 싸움에 한정함
    2)’선거전략 노하우’ 16~18p 서경선, 리딩라이프북스
    3)마이크로 타겟팅(micro targeting)과 풀뿌리 선거 조직을 다룬 세 번째는 불행히도 우리에겐 생소하고 실현되지 못했기 때문
    4)농심 67.9%, 삼양 12%, ‘농심 1년만에 시장 점유율 회복’ 동아일보, 2012. 9. 25
    5)’외교원칙 실종된 NLL대화록 공개 논란’ 아시아경제, 2012. 11. 2
    6)’라면의 진실, 진실은 없다’ 오마이뉴스, 2006. 10. 13
    7)민주당은 공식적으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드는 정당인데, 친노/비노를 구분하자는 
    주장이 당 내에서 나오는 
    현상은 이해가 어려움
    8)‘또 하나의 패인 분석’
    한겨레신문, 2012. 12. 26
    8)‘팟캐스트방송, 이털남 247회 대선결산 편, 201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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