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혜택

캠퍼스 휴넷 앱 설치안내

무료 문자메세지로 설치
QR코드 설치
네이버, 다음 어플로
QR코드를 비춰보세요.
  • 비빔밥에 담긴 두뇌 창의성의 비밀
  • 작성자 장래혁 조회 2095 등록일 2014-04-11
  • [장래혁의 휴먼브레인]

    비빔밥에 담긴 두뇌 창의성의 비밀

     


    밥에 나물·고기·고명·양념 등을 넣어 참기름, 고추장으로 섞은 비빔밥. 외국인들에게 김치, 불고기와 더불어 외국 항공사에서도 기내식으로 제공될 만큼 인기가 높은 한류 음식. 재미난 것은 비빔밥이란 음식을 눈여겨 살펴보면 뇌의 ‘창의성(Creativity)' 발현과정의 핵심요소가 깃들어져 있는데, 그 연관성을 한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골동반(骨同飯), 섞고 비빔의 대표요리 비빔밥

     

    비빔밥은 원래 골동반(骨同飯, 혹은 骨董飯)이라 불렸는데, 골동반은 ‘어지럽게 섞는다’란 뜻으로 음식의 특성을 나타낸다. 전 세계에 우리나라처럼 섞고, 비비고, 끊이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드물다고 한다. 비밤밥은 섞고 비비는 음식 가운데에서도 한국적 음식문화의 원리와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섞고 비비는 비빔밥의 요리특성을 뇌과학 차원에서 한번 들여다보자. 인간의 뇌는 간단히 말하면 외부로부터 정보를 입력받고, 처리하고, 출력하는 ‘정보처리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관점에서 보자면 ‘창의성’이란 고차원적 뇌기능은 뇌에 저장된 수많은 정보의 축적을 바탕으로 결과적으로 새로운 정보의 발현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정보의 축적이 이루어졌다고 가정할 때 창조의 과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통합’과 ‘융합’인데, 비빔밤에 바로 이 핵심 발현과정이 깃들여져 있다.

     

    뇌기능을 높이는 정보의 ‘통합’과 ‘융합’

     

    우선 ‘통합’과 ‘융합’의 의미를 살펴보자. 둘은 기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질적 정보들이 물리적으로 섞여 이후에 원래의 정보들이 가졌던 속성이 유지되는 경우는 ‘통합’이고, 그 정보들이 새로운 형태 혹은 속성으로 변화되는 화학적 결합과정이라면 ‘융합’이라 볼 수 있다. 그럼, 비빔밥은 통합일까, 융합일까.

     

    비빔밥은 처음에 있는 서로 다른 이질적 음식재료들이 고추장, 참기름과 함께 버무려지면서 하나의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된다. 그렇다고 그 재료들의 속성과 형태가 변하지는 않았으니 통합형 음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래의 속성은 변하지 않았으나 ‘섞고 비비는’ 과정을 통해 맛은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진 것으로 바뀌었다.

     

    요리를 끝낸 음식을 먹어 보면 그 변화된 속성을 ‘느낌’으로 자각할 수 있다. 결국 융합형 음식으로 변화된 셈이다. 요리할 때는 통합, 먹을 때는 융합의 특성을 가진 비빔밥은 어찌되었든 다양한 정보의 통합과 융합이라는 창의성 발현과정을 잘 갖추고 있는 셈이다.

     

    촉매 역할의 고추장과 참기름, 기존 정보의 ‘승화’

     

    여기 비빔밥이 갖는 창의적 요소가 또 하나 있다. 기본적으로 비빔밥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가 음식학자들이 보편적으로 얘기하는 건강식이라는 점이다. 보통 채소, 고기 비율이 8대 2면 건강식이라는데 비빔밥은 거의 근접하거나, 오히려 더 뛰어난 재료와 구성비를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 더 중요한 것은 비빔밥이 최고의 건강식 재료들이 단순히 섞이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이다.

     

    바로 고추장과 참기름의 역할인데, 섞고 비비는 과정을 통해 음식이 고유의 맛을 잃는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창의성이란 다양한 정보의 통합과 융합과정을 통해, 기존에 가졌던 정보들의 내재적 속성 보다 한 단계 나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빔밥은 특별하다. 다양한 건강식 재료들이 고추장, 참기름과 만나면서 새로운 차원의 ‘맛’을 낸다. 섞고 비비는 정보의 통합과정을 더 밀도 깊게 할 뿐만 아니라 기존 정보를 뛰어넘는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는 셈이다. 비빔밥이 가진 맛의 비밀이자, 기존 정보의 통합과 융합과정을 넘은 ‘승화’의 단계라 할 만하다.
     
    기존 질서의 파괴 그리고 새로운 창조

     

    마지막으로 비빔밥에 담긴 창의적 요소 중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바로 기존 질서의 파괴와 창조이다. 비빔밥은 식재료들이 발산하는 빛깔이 선명하고 다양하게 어우러진 음식으로 유명한데, 실제로는 더 화려해서 백화요란(百花燎亂), 즉 ‘온갖 꽃이 불타오르듯이 찬란하게 핀다’고 표현하기도 할 정도이다. 뇌에 주는 시각적 자극이 매우 충만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꽃이 만발한 것처럼 예쁜 이 수려한 음식을 먹기 위해선 반드시 그 아름다움을 ‘파괴’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스로가 넣은 고추장으로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셈이다. 하지만, 그 파괴는 단순한 무너뜨림이 아니라 새로운 승화된 ‘맛’을 내기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창의성 발현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도 기존의 사고패턴, 행동양식 등 기존 질서를 벗어나는 의식과 행동에 기초한다고 본다면, 비빔밥에 담긴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오지는 않을까. 미래의 나의 모습이 현재의 나 보다 성장하길 바라는 것이 ‘희망’이라면, 보다 나은 ‘변화’를 위해선 때로는 기존의 것들을 과감히 내려놓거나 새롭게 바라보는 용기와 사고의 전환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흔히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을 섞으면서 말이다.

     

    글. 장래혁 뇌칼럼니스트,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www.braindesign.me cybermir@korea.com

댓글쓰기
등록
  • 김*현(kmh5264)  2014-04-14  
    비빔밥에 이렇게 숨은 뜻이 많이 있을줄 몰랐어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 가*진(kagoon)  2014-04-14  
    비빔밥이 이렇게나 창의성을 제공해 주는지 몰랐네요.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