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칼럼

지난 연말에 소위 땅콩회항이라는 불미스럽고 어이없는 사건이 전세계적으로 조롱을 받았고 사건당사자들 중 상사의
입장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아직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고 부하였던 사무장은 크나큰 정신적 충격에서 아직도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건의 근본적인 배경이 무엇이든 직접적 원인은 상사였던 조현아의 감정조절 실패이다. 그녀가 감정조절만 잘했더라면 직장에서 너무나 흔한 사소한 일이 될 수 있었는데, 절제되지 않은 감정이 얼마나 어이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지 극단적인 예를 보여주었다.

물론 그녀의 그런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그녀를 자극했고 그녀는 그 자극에 따른 반응을 보였던 것이지만, 문제는 너무나 잘못된 반응을 선택한
것이 그녀의 실수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감정관리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그녀도 자신의
잘못된 반응을 탓하기보다 그 자극을 만든 다른 사람을 더 탓하고 있었다. 2월 2일에 열린 결심공판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반응을 반성한다면서도 그 원인이 승무원이나 사무장이 고객서비스 절차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었다고 부하들 탓을 하는 미숙함을 보여주었다.

사실 자극도 100%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고 자극을 받은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크게 다르게 보이는 법이다. 설령 승무원과 사무장이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그들에 대한 교육과 고객서비스 향상의 기회로 받아들였더라면 조현아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용히 불러서 타이를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녀는 고객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어버린
채 부하들에 대한 징계에만 열을 올리는 어리석은 반응을 택한 것이다.

사실 우리네 사회에서는 이런 잘못된 자극해석과 어리석은 반응선택이 너무나 많다.
부부간에도 배우자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자극을 받아 발끈하여 공격적인 반응을 하여 큰 부부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인간관계의 목적은 싸움이 아니라 화목한 분위기에서 협력하는 것이니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지혜로운 반응을 선택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극을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극은 다른 사람의 언행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서 휴가여행을 떠나려는 날 비가 많이 오더라도 운이 없다고 짜증을
낼 것이 아니라 비 오는 날에 어울리는 휴가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더 지혜로운 일이다.

대부분의 자극은 나의 긍정적인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나의 지혜로운 반응이 나와 또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여야 한다. 이것이 소위 Emotional Intelligence의 핵심이다.